일요일, 9월 28, 2025

요가 강사 최지희 님 인터뷰_네덜란드사는 사람들 이야기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네덜란드 온지 6년차, 로테르담에서 요가 강사를 시작한지 4년차인 최지희 입니다. 독일에 워홀로 잠시 머물렀고, 신랑 따라 네덜란드에 왔습니다.


독일 워홀은 어떠셨나요?

당시에는 제가 중국에서 3개월 인턴을 한 직후였고, 외국에 나와 본건 거의 처음으로 준비가 너무 안된 상태에 언어적으로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일단 말귀를 못 알아듣겠는데 독일에 왔으니 무조건 독일어를 해야지 하는 식이라 초반엔 힘들어서 맨날 신랑한테 우는 소리를 많이 하곤 했었죠.


독일엔 어디 계셨어요? 그 장소를 정한 이유가 있나요?

빌레펠트라고 도프트문트랑 하노버 중간에 있는 소도시였어요. 소도시를 가면 독일어가 빨리 늘지 않느냐는 막연한 생각으로 갔었는데, 독일어는 빨리 늘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한인 슈퍼나 한인 커뮤니티는 없었지만, 다행히 인터내셔널 교회가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시는 일 관련 개인 브랜드가 있다면 의미와 만드신 취지에 대해 알려주세요.

브랜드가 따로 있진 않고, J Company라는 회사로 신랑과 제가 파트너쉽으로 맺어져 있습니다. 제가 요가 강사를 2019년도에 시작했는데, 그해 말에 코로나가 터졌죠. 이미 요가 스튜디오와 프리랜서로 계약이 맺어 있었는데, 첫 수업을 2020년 7월에 했을 정도로 락 다운이 반복되었고, 안 좋은 상황이 몇 년 지속되면서 스튜디오들을 포함해 소규모로 사업하시는 분들도 문을 닫고 있었기에 개인 스튜디오를 시작할 순 없었습니다.

락 다운 기간에는 수입이 없었는데요. 제가 일했던 곳에서 너무 감사하게도 3개월 정도 보조금을 줬어요. 조금만 버텨 달라는 도의적인 의미였고, 그 스튜디오가 문을 닫을 때까지 거기서 일했었습니다.


요가 강사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요가 강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무역회사에서 일했었습니다. 그 전에도 여기저기 이직을 했었는데, 경력을 다 합쳐도 일년 반 정도? 회사 생활이 저랑 안 맞더라고요. 오래 앉아 있는 것에 금방 싫증이 났고, 어느 순간 ‘이 일을 꼭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퇴사 후에 시간 될 때마다 수련하려 요가원에 갔었는데, 신랑이 요가를 수련하는게 좋으면 요가를 직업으로 한번 해보는게 어떠냐고 장려를 해줬고, 주변에 요가 강사분들도 동양인 강사가 없어 되려 눈에 뛸 수 있으니 한번 해보라며 많이 격려를 해 주셨습니다. 근데 정말 그 말데로 확실히 눈에 띄니까 일하면서 좋은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네덜란드에서 요가강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한국처럼 시간 이수를 해야 하나요?

한국이랑 비슷합니다. 자격증 과정이 있고, RYT(Registered Yoga Teacher) 라는 기관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RYT200 프로그램을 영국에서 받았습니다. 영국으로 간 이유는, 요즘은 네덜란드에도 영어로 된 트레이닝이 그나마 있는 편인데, 2017년경 로테르담, 덴하그 인근에는 영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많진 않았습니다. 저는 인텐시브 코스로 3주간 숙소에 머무르며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제가 수료한 RYT200은 기존에 몇 달 이상 수련을 한 사람, 요가에 대해 어느정도 베이직한 지식이 있는 사람만 등록이 가능하도록 자격조건이 있었습니다.


3주 동안 200시간을 다 채우는 건가요?

모든 시간을 수업으로 다 채운다기 보다는 반정도는 선생님이 가르쳐주고, 나머지는 팀워크로 그 요가원에 수업 오시는 분들을 가르치거나 일부 시간은 셀프 스터디 식으로 진행됩니다. 3주동안 쉬는 날은 없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수련, 점심에 잠시 쉬는 시간 주고, 저녁에 수련하는 식으로 3주를 정말 알차게 보냈습니다.


RYT(200, 300, 500) 이란 게 숫자가 높을수록 등급이 다른 건가요?

숫자는 수료한 시간을 의미하는데, 기본적으로 최소 200시간만 수료해도 강사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게 적립 식이라 여름 휴가 기간이나 시간이 될 때 인증 수련원에서 시간을 채우시면 300, 500 이수도 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 분들은 처음부터 500시간을 몇 달에 걸쳐 한 번에 배우긴 힘드니까 시간 될 때마다 50 시간씩 혹은 100시간씩 채우는 거죠.


200시간 만 채워도 요가강사가 될 수 있는데, 500시간까지 하시는 분들은 왜 그러시는 거죠?

자기 만족이죠. 시간을 채운 만큼 관련 지식 수준도 높아지고, 해외 채용공고 중에 500시간 이상 이수한 사람을 선호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예를 들면 사우디 같은 경우예요. 사우디는 19년부터 요가가 허용되어서, 신입 요가강사들은 많은 편인데 그 신입요가 강사들을 지도할 시니어 강사들은 부족한 편이에요. 그래서 그 잡 리콰이어먼트를 보면 500시간 이상 이수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500시간 이수한 사람이 시험도 더 많이 보고 요가 철학이나 종교 등 이론의 깊이가 좀 더 있을 거라고 보더라고요.

참고로 200시간 수료하신 분들도 여름휴가나 본인여유 되실 때 크레딧 적립하듯 300시간 더 채워서 500시간까지 채울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 방향을 더 추천해요. 200시간만 일단 따고 수업을 빨리 시작하면서 경력을 쌓는 게 신입강사분들께는 더 좋은 것 같아요.


네덜란드에 유명한 요가 강사가 있나요?

유명하다는 건 아무래도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수가 많다는 쪽으로 봐야겠죠? 요즘은 외모 쪽으로 출중하신 분들이 팔로우수가 워낙 많으셔서 얼마 정도를 기준으로 유명하다고 해야 할지 조금 애매 하지만요. 제 기준으로는 네덜란드에서는 요한 놀로스 이 분이 유명한 것 같아요. 더 뉴 요가 스쿨이라는 큰 스튜디오를 운영하시는 분이셔요.

독일이긴 하지만 프랑크프루트 사시는 김영호라는 분도 유명하십니다. 한국분이고 독일에 재외동포 2세로 지내시는 분인데 이분이 인사이드 플로우라는 요가의 창시자예요. 이 요가가 엄청난 인기를 얻어서 미국, 캐나다, 그리고 한국, 중국 등지까지 널리 퍼졌다고 들었어요. 요가 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이분을 보러 프랑크푸르트 다녀오신 분들도 많을 걸요. 저를 포함해서요.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은 워크샵도 하시는데 제가 경험했던 워크샵은 대략 70명정도 오셨고 콘서트홀 같은 공간에서 수업을 받았어요.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요가는 어떤 매력이 있나요?

잡념 같은 거 떨치기 좋은 것 같아요. 하는 동안에는 일단 스트레스 받거나 일적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그냥 그 순간에 이렇게 몰입할 수 있는 게 제일 장점이 아닐까요. 근데 그게 맞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직업군에 비해 요가강사는 어떤 점이 좋은지요?

전체적으로 시간관리가 자유로운 편이고요. 수련도 원하는 대로 내가 할 수 있고 수업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좋고요. 요가나 수업 스타일도 제가 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때문에 매번 똑같진 않거든요. 저는 그 자유로움이 좋아요. 만약에 똑같은 수업을 정해진 틀 안에서 하고 싶다 하시면 아슈탕가 같은 특별한 과목을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요. 저는 빈야사랑 다른 요가들을 수련하면서 수업을 다르게 짤 수 있다는 점이 재밌더라고요. 사람들 몸이 다 다르니까 그에 따라 티칭도 개인별로 다르게 해줘야 한다는 점도 보람있고요.


강의하시는 분야를 알려주세요. (필라테스랑 요가도 같이 하는지?)

저는 요가 외 필라테스도 같이 하는데 매트 필라테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주 몇시간 정도 일하시나요?

일주일에 13시간 정도 하는데 주마다 차이는 조금씩 있습니다.


다른 강사 분들과 다른 차별성이 있는지?

제 차별점이라기 보다 이건 그냥 제 생각인데 한국 선생님들께서 대체로 조금 세심하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독일 같은 경우는 어떤 학생이 헤매고 있다고 하면, 대체로 이 학생의 한계가 여기까지 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더 이상 코칭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선생님들은 한 번 이렇게 손이라도 잡아주고 일으켜주고 어디 괜찮냐 물어본다던지 이런 세심한 케어를 하시잖아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터치가 자연스러운데 여기에서는 왜 만지냐 하면서 엄청 싫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러 왔다면서 선생님 코칭을 받고 싶지 않아 하는 느낌이었어요. 심지어 아래 이미지와 같은 노터치 사인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너무 답답한 경우에는 말로 라도 코칭해 주려고 하고 있어요.


몸동작, 철학, 해부학, 역학 등도 따로 공부를 하시나요?

네 계속해야 되는 것 같아요. 특히 해부학이나 재활 쪽은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게 여기 노령 인구가 워낙 많고 보다 보면 별의별 환자 많이 만나거든요. 치료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다 이것저것 미리 물어보는 편이에요. 파워요가 같은 경우에는 물구나무서기 등 힘든 자세도 많아서 몸 특정 부분 아프신 분이 들으면 안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땐 맞는 수업으로 변경하시라고 말씀드려요.


강사 활동을 하며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이 있는지

가치관, 철학 좀 어렵긴 한데, 얘기하자면 사실은 저는 헬스장이나 요가원에서 근무를 많이 하니까 그 해당 헬스장의 규모를 먼저 봐요. 너무 영세한 요가원 같은 경우에는 아주 드물게 임금 체불 문제 같은 게 있어요. 브랜드 나 체인점 규모가 제일 마음 편하죠. 철학까지는 아니지만 거기 오너나 같이 일하는 분들 어떤지도 보고요. 결국에는 사람들 같이 만나는 데라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어떤지 좀 보고 가는 편이에요.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일단 제가 개인 워크샵 했었을 때 제 수업 와주신 모든 분들이 되게 기억에 남아요. 최근에 스튜디오 한 곳에서 3년 넘게 일했었는데 그곳이 문을 닫았어요. 제가 마지막 수업이라서 우리 굿바이 하자 하면서 올 수 있는 사람들은 꼭 와달라고 했는데 제 수업에 거의 풀로 와주셨거든요. 마지막으로 서로 고마웠다고 인사하고 선물도 받고 그랬는데 최근 일이라서 제일 기억에 남네요.


인도는 가봤는지 혹은 가볼 생각이 있는지?

생각은 해봤는데 모르겠어요. 지금 여기서 바쁘게 일 하고 있는지라 틈이 없네요. 이게 가려면 큰맘 먹고 한 달 이렇게 가야 할 것 같아서요. 처음엔 인도 정말 가고 싶었는데 요가 자격증 따고 시간이 지나면서 굳이 인도를 가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요가 수련에 인도가 꼭 정답이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꼭 인도인 선생님께 배우고 싶으면 네덜란드에서도 기회는 있을 거고요.


요가 강의 외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제가 워낙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여러 운동을 시도해보는 것 같아요. 스피닝도 좋아하고 운동될 수 있을 만한 건 이것저것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헬스장도 한 번씩 가고 근데 요즘 수업 준비에 바빠가지고 딱히 뭔가 운동을 추가로 한 건 없는 것 같고 요가만 했던 것 같네요.


네덜란드에서의 삶은 어떤가요?

여유롭고 그냥 조용한 것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 워라벨을 지향하시는 분들한텐 좋은 나라입니다.


앞으로 전망과 목표는 요?

저도 김영호 선생님처럼 유명해지고 싶네요. 지금은 모자란 점이 있으면 뭘 보완하면 될지 계속 공부하는 중이에요. 여기저기 프라이빗 수업도 더 들으러 다니고요.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만약에 요가나 필라테스 생각하시는 분 있으시면 이 분야 괜찮다고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왜냐면 특히 동양인 강사분들이 없거든요. 정말 없어요. 진짜 눈에 확 띌 만큼 없기 때문에 자기 브랜드 화하기 좋은 사업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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